'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영화, 등장인물 캐스팅비화 및 리뷰

넷플리스 영화순위 2위에 올라와 있어서 보게 된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사랑보다는 이별에 초점을 맞춰 그린 현실이별 영화이다. 이동휘, 정은채 주연의 작품으로 등장인물 분석과 캐스팅비화, 그리고 직접 보고 느낀 시청리뷰를 남겨보려고 한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메인포스터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영화 정보

사랑하고 썸 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잘 정리된 여느 로맨스 영화와 달리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싶어 이별의 방점을 담게 된 영화라 설명한 이 작품은 처음에는 단편에서 시작했으나 아쉬움이 있어 장편영화로 확장된 영화이다. 화실 장면에서 싸우는 장면만 있는 단편영화였는데 이 두사람이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싸우는 걸까 라는 고민이 장편영화로 확장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무의미한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현실 이별 작품으로 장기 연애 커플이 다른 곳을 향해가고 타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이별이 임박한 시점의 어떤 날들을 비추면서 기어이 이별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랑이 아닌 이별에 초첨을 맞춘 이 영화는 그들의 사랑했던 시절을 냉장고에 붙어있는 사진으로나마 보여줄까 했지만 그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이들의 긴 연애를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없고 큰 효과를 줄 수 없을 것 같아 걷어냈다고 감독은 말한다. 형슬우감독은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려왔으며 배우 류준열과 절친한 사이다. 이번 영화의 개봉소식에 류준열 배우는 SNS를 통해 진심 어린 응원을 전하며 홍보에 지원사격을 나섰다. 2023년 2월에 개봉하였고 103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이 영화는 1.8만 명의 관객수를 동원했으나 나쁘지 않은 입소문으로 넷플릭스에서 2023년 5월 21일 현재 영화인기순위 2위를 유지 중이며 티빙, 왓챠, 웨이브 등 OTT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등장인물 및 출연진 캐스팅 비화

- 준호(이동휘 배우) : 여자친구 아영에게 얹혀사는 찌질한 공시생인 준호는 화가의 꿈조차 포기하고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여자친구에게 진지함은커녕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친구와 몰래 게임을 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비춘다. 수동적인 사랑을 하고 결국 이별을 하게 된 준호를 연기한 이동휘 배우는 평소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작품화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이 영화가 그런 작품이라 생각해서 출연하게 되었다. 공시생 준호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현실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으며 배역에 녹아들기 위해 데뷔전 막막했던 감정을 소환해 연기했다고 한다. 1985년 생인 그는 최근 카지노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범죄도시4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연기뿐만 아니라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그는 노래실력까지 출중하여 MSG워너비로 활동하였으며 오징어게임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정호연배우와 8년째 공개연애 중이며 나이차이는 8살 차이가 난다.
- 아영(정은채 배우) : 공시생 남친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자신의 꿈인 미술도 접고 부동산 중개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아영은 사회에서 마주하는 인물들과 오래된 연인 준호를 마주할 때의 상반되는 표정이나 말투에서 준호와의 관계에서 이별이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은채 배우는 아영을 맡아 꿈과 현실, 사랑과 이별사이에서 갈등하는 30대 여성의 심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였으며 형슬우 감독은 "정은채 배우는 늘 꿈의 배우였다"라는 한마디로 꿈의 캐스팅을 실현한 남다른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1986년 부산출생인 정은채배우는 두차례 불륜논란이 있었으나 더킹, 파친코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 안나(정다은 배우) : 아영과 장기 연애를 마친 준호앞에 패기 넘치게 등장한 대학생 안나는 MZ세대가 그린 쿨한 사랑법을 보여줬다. 안나는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준호를 향한 관심을 숨김없이 표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영과 이별한 준호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솔직함 그 자체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20대 청춘답게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사랑이 끝났을 때에는 미련 없이 이별을 고하는 요즘 세대의 평등한 연애관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안나역을 맡은 정다은배우는 당찬 모습이 많이보여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1994년 생으로 과거 아이돌그룹 2eyes 멤버였으며 메인 보컬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 딩동댕 유치원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 경일(강길우 배우) : 아영의 회사고객이었던 경일은 슴슴한 평양냉면 같은 외모와 젠틀하고 능력 있어 보이는 배역으로 준호와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준다. 준호와 헤어진 아영의 이별이야기를 담담하게 들어주며 위로해 주는 그의 모습에 아영은 더욱 끌리고 만다. 하지만 엄청난 비밀을 가진 그의 모습이 현실에서 많이 들어봤을 법한 30~40대의 연애이야기라 현실감 있게 풀어낸 캐릭터라 볼 수 있다. 1986년 생인 그는 감독이 이 역할을 누가 해야 맞을까 고민하던 차에 전주영화제에 갔다가 타코집에서 우연히 만나 캐스팅 되었다고 한다. 

 

시청리뷰

너무 현실적이여서 씁쓸했다고나 할까. '그래 모든 이별은 저렇지' 싶어 무덤덤하게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결말까지 이토록 씁쓸한 영화가 있었단 말인가. 나라면 인사정도는 받아줬을 텐데 싶다가도 그만큼 정이 다 떨어졌을 수 도 있겠다 싶었다. 보통의 이별을 그린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 그들이 행복했던 과거의 모습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헤어짐의 과정을 겪고 있는 당시엔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 법이니까 말이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컷은 안나가 준호집 싱크대에 버리고간 짬뽕과 짜장면이었다. 이는 준호가 안나를 얼마나 무심하게 생각하고 있는 관계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 같아서였다. 단 세 번의 연락 후 쿨하게 버리고 간 아영의 성격도 보여주며 조금 불어도 기다려 주겠지라는 준호의 무심함을 다 담아 준 한컷이 아니었나 싶다. 이 장면을 보고 나니 영화 초반에 나온 아영이 준호에게 폭발하여 말할 때 나온 덜 익힌 라면의 의미 또한 보였다. 준호가 아영에게 보여준 대충의 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설정으로 보인다. 끝난 것 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미련일지 모를 감정을 표현한 서로의 폰에 남겨둔 연락처는 태블릿이라는 연결체로 다시 만나 결국 남은 감정을 온전히 해소하고 나서야 지우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는 정말 미련조차 없고 후회 없는 연애의 마무리를 보여주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이별담이라 생각되어 더욱 공감이 되었다. 한때는 제일 가까웠던 사이가 이제는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않는 남이 되고 각자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보통의 연인사이를 잘 대변해 주는 영화라 느껴진다. 이젠 눈앞에 살진 않지만 같은 추억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시청해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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