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 초청돼 이슈를 모았던 영화 '잠'이 2023년 9월 6일 한국개봉을 확정 지었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 주요 줄거리와 칸영화제 상영 당시 받았던 평가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려 한다.
기본정보
이선균, 정유미 주연의 영화 '잠'이 2023년 9월 6일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현지시각으로 오는 10월 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러, 판타지 영화제다. '잠'은 메인 경쟁 섹션에 초청되어 프리미어 상영을 진행할 예정이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제작당시 조감독으로 2년 정도 참여했던 유재선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이번 영화 '잠'은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갑자기 찾아온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에 관한 비밀을 추적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선균 배우가 이번 영화에 출연한 계기 중 하나는 영화 '기생충'으로 인연을 맺은 거장 봉준호감독의 추천도 한몫을 했다 전했다. 유재선 감독은 2019년 시나리오를 썼을 당시에 몽유병으로 일어나는 뉴스들을 접하고 주변의 인물들이 어떻게 일상을 지낼 수 있을까란 흥미가 생겨 이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다. 또한 그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어 알콜달콩한 현수, 수진의 모습이라든지, '함께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라는 가훈 등은 실제 유재선 감독과 아내의 관계 및 신념이 녹아져 있는 부분이다.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작으로 꼽힌 작품이기도 한 이번 영화는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로 94분의 러닝타임을 가지며 1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줄거리
행복한 신혼부부인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 어느 날 옆에 잠든 남편 '현수'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다. "누가 들어왔어" 그날 이후,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수'는 잠들면 가족들을 해칠까 두려움을 느끼고 '수진'은 매일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 치료도 받아보지만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은 점점 더 위험해져 가고 '수진'은 곧 태어날 아이까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갖은 노력을 다한다.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로 충만한 신혼부부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집안에서 이상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남편 '현수'가 밤마다 나날이 더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고 의사의 수면 장애 진단이 못 미더운 아내 '수진'은 무당에게 도움을 청한다. 무당은 수진에게 '두 남자와 살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한 명은 산 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현수의 이상행동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수진의 불안도 급격하게 상승한다.
칸영화제 평가
이 작품은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신예 유재선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첫걸음부터 쾌거를 이뤘다. 스크린 데일리(Screen Daily)에 따르면 흥미로운 전제를 바탕으로 밀실공포를 펼쳐나가는 컬트영화로 정유미 배우가 수진의 심리상태를 견고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와 더불어 스크린 데일리는 영화 '잠'은 병원을 가는 것을 포함한 몇몇 장면을 제외한 대부분의 러닝타임을 현수와 수진의 신혼집에서 펼쳐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워킹과 조명을 적절히 활용해 제한된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아쉬움이 더해져 장르적으로 그리 큰 재미를 제공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하며 후반부를 좀 더 과감하게 연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스크린 데일리의 조나단 롬니는 로튼토마토에 자신의 리뷰를 'FRESH'로 등록함으로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해외 시네필의 별점사이트인 레터박스(Letterboxd)에서는 평점 3.5를 받아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으며 봉준호 감독도 근래 가장 참신한 한국 공포영화라고 호평하는 등 전반적인 평가가 준수한 편이다. 칸국제영화제의 에이바 카헨 집행위원장으로 부터는 '졸릴 새가 없는 센세이셔널한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관람포인트
영화는 현수의 증상을 과학적인 시선과 샤머니즘 양 극단에서 접근한다. 이 설정이 영화의 장르성을 강조하는 설정이지만 유재선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건 그 안에서 이뤄지는 수진과 현수의 관계다. 몽유병, 빙의 등의 요소가 영화에 등장하지만 하나의 플롯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전한 유재선 감독은 중요한 건 현수와 수진 부부가 갈등을 빚고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귀접이니 미신적인 요소가 중요한 장치일 뿐 목적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뻔뻔하고 자유롭게 변주를 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잠' 상영 당시 해외 관객들은 무속신앙이라는 문화권의 차이에서였는지 예상을 벗어난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이 볼 때는 심각한데 다른 시선에서 본다면 엉뚱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영화는 다양한 해석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로 끝을 맺는다. 어떤 해석이든 모두 설득력이 있고 해석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감독의 뜻에 따라 이 영화의 결말 또한 기대가 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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